핸드메이드 웹
오늘날 웹은 다국적 기업, 독점 애플리케이션, 읽기 전용 기기, 검색 엔진 알고리즘, 콘텐츠 관리 시스템, 위지위그 에디터, 디지털 퍼블리셔 등과 함께 상업화를 향한다. 이때 컴퓨터 언어를 다루는 일, 즉 코딩이 자기 주도적인 글쓰기인 점을 인식하고, 이를 통해 온라인 작품 또는 출판물로서 자신만의 웹사이트를 만들고 관리하고 유지하는 일이 느닷없이 급진적인 행위가 되고 있다.
Handmade Web. 2015년 J. R. 카펜터가 발표한 글. 2023년 민구홍이 한글로 번역했다. 웹을 사랑한다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다음은 그가 제안한 핸드메이드 웹 선언이다.
- 나는 핸드메이드 웹을 소환한다. 특정 소프트웨어나 서비스에 기대지 않고 손으로 한 줄 한 줄 코딩한 웹사이트, 기업이 아닌 개인이 만들어 유지하고 관리하는 웹사이트, 읽기와 쓰기를 비롯해 편집, 디자인, 소유권, 개인 정보 보호, 보안, 정체성 등을 둘러싼 기존의 관습에 도전하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웹사이트를 가리키기 위해.
- 나는 핸드메이드 웹을 소환한다. 잡지, 팸플릿, 아티스트 북 같은 독립 출판 인쇄물과 손으로 만들어진 웹사이트를 연결하기 위해.
- 나는 핸드메이드 웹을 소환한다. 웹사이트를 만드는 일뿐 아니라 웹과 관련한 정책을 수립하는 데 우리가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 나는 핸드메이드 웹을 소환한다. 웹사이트를 만드는 데는 반드시 손이 필요하고, 웹사이트 자체가 매뉴얼이나 핸드북으로 기능한다는 점에 주목하기 위해.
- 나는 핸드메이드 웹을 소환한다. 몸, 즉 신체성에 주목하기 위해.
- 나는 핸드메이드 웹을 소환한다. 오늘날의 웹을 향한 또 다른 저항으로서 ‘느림’과 ‘작음’을 제안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