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부탁해」는 정재은이 감독한 2001년 영화다. 태희, 혜주, 지영, 쌍둥이 비류와 온조는 친구이지만 스무 살이 되면서 서로 다른 생활로 들어간다. 혜주는 증권회사에 취직해 성공을 꿈꾸고, 그림을 잘 그리는 지영은 유학을 바란다. 태희는 봉사 활동에서 만난 시인에게 마음이 간다. 지영이 길 잃은 새끼 고양이 티티를 만나면서 이들의 관계에 돌봐야 할 존재가 하나 더 들어온다. (한국영상자료원, 「고양이를 부탁해」 작품 정보)
친구 사이의 거리
같이 자란 친구라는 말만으로는 이제 각자가 서 있는 곳을 설명하기 어렵다. 혜주에게 직장은 이미 들어간 장소이지만 지영에게 유학은 아직 닿고 싶은 곳이다. ‘어디에 사는가’ 옆에는 ‘어디로 갈 수 있는가’가 있다. 관계의 이동 지도를 그린다면 선의 길이뿐 아니라 만나기 어려워지는 조건도 들어갈 것이다.
히어가 한 장소에 여러 시간을 겹쳐 놓는다면, 이 영화와는 같은 시기의 서로 다른 생활을 나란히 읽어볼 수 있다. 인물의 동선을 과제로 옮기기 전에, 친구라는 이름 안에 남은 차이부터 바라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