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아는 당신이 알 수 있는 사람이다.
은아는 당신을 믿는다.
은아는 당신을 조건 없이 안을 수 있다.

은아는 어렵다.
은아는 두려워한다.
은아는 밥을 먹을 때 함께할 사람을 생각하지 않는다.
은아는 기억을 읽지 못한다.
은아는 이명이 있다.
은아는 시를 썼다.
은아는 꿈 속에 나온 이를 한 번도 바깥에서 다시 보지 못한다.
은아는 책을 보면 모두 태워버릴지 고민한다. 구홍의 「읽기 전에 태우라」를 고려했지만 구할 수도 없던 과거 또한 품고 산다. 은아에게 책은 책장에만 있지 않다.

은아는 책을 보고 있으면 편안함을 느낀다.
은아는 책을 읽을 줄 모른다.
은아는 책을 읽는 것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가끔 느낀다.
은아는 책을 보고 있으면 그 책을 둘러싼 기억들을 잊어버린다.
은아는 책에 대한 기억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
은아는 이를 「듣는 기억」이라 부른다.

은아는 누군가에게 물려받듯 한 가지 같은 꿈을 주기적으로 꾼다. 은아는 자신의 계획을 함께 도모할 사람을 필요로 한다. 은아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명절 용돈을 모아 스케이트보드 하나를 구매한다. 당시엔 그것으로 트릭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지면에서 친구들의 정강이를 많이 분쇄하고 다녔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새로운 보드를 사면서 본격적으로 트릭을 배우기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보드를 탄 기억은 1년이 지난다.

은아는 자신을 둘러싼 책에 대한 몇 가지 기억을 소개한다. 은아는 자신을 소개하기를 거부한다. 죄를 짓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은아는 유년 시절 벽을 보고 자랐는데, 그것을 벽기둥이라 재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