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형은 책의 크기와 가로세로 비례를 살펴보는 기준이다. 제작 주문에서는 완성된 책의 크기와 작업 파일의 크기를 구분해야 한다. 인쇄 서비스의 제작 안내에서도 표지와 내지, 도련을 포함한 크기를 따로 확인하게 한다. 같은 글을 담더라도 폭이 달라지면 한 줄에 들어가는 글자 수와 페이지 수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타이포그래피의 판단은 종이에 글을 배치하기 전부터 시작된다. 종이 모형을 실제 크기로 만들어 비교하면 숫자로 정한 규격이 손과 눈에서 어떤 차이를 만드는지 확인할 수 있다. 재단 과정과 관련한 도련은 판형과 함께 이어서 설명할 만한 주제다.
참고
책이 주머니를 고른다면
책이 먼저 옷을 고르고 주머니에 들어가겠다고 말하는 장면을 상상해보자. 판형을 설명하는 전문 용어는 아니지만 책을 어디에서 읽을지 묻는 데 쓸 수 있는 비유다. 종이 모형 두 개를 만들어 하나는 손에 들고 하나는 책상에 놓아본다. 한 손이 비어 있어야 하는 상황과 양손으로 펼칠 수 있는 상황도 나누어 생각한다. 실제 독자의 경험을 대신 추측해 결론을 내리기보다 모형에서 확인한 차이를 적는다. 숫자로 적힌 크기를 몸의 움직임과 이어보면 작은 책과 큰 책이 맡을 서로 다른 일을 떠올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