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하다는 말에는 대개 무엇이 편리해졌는지가 빠져 있다. 이 문서의 청구서는 실제 요금 고지서가 아니라 편리함의 대가를 살펴보기 위한 비유다. 클릭 수가 줄어도 가입과 알림 정리, 자료를 꺼내는 데 드는 시간은 늘 수 있다. 그렇다고 편리한 서비스를 모두 피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떠날 수 있는 설계를 기준으로 가입 전과 사용하는 동안, 그만둘 때의 조건을 따로 비교해볼 수 있다. 작은 글씨 읽기에는 약속을 판단하기 전에 확인할 문구와 화면을 모을 만하다. 평가를 끝내려면 막연한 불신보다 실제로 발견한 조건과 확인한 날짜를 남기는 편이 낫다.
절약한 시간도 같은 종이에
같은 서비스를 두고 한 사람은 해방감을 느끼고 다른 사람은 일을 더 얻었다면 무엇이 달랐을까? 대가를 적는 종이에는 실제로 줄어든 수고도 함께 적을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매일 반복하던 일이 사라지는 것이 자료를 옮길 때의 불편보다 중요할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는 자주 쓰지 않는 기능보다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조건이 더 중요하다. 떠날 수 있는 설계를 살펴볼 때도 어느 사용 상황을 기준으로 비교했는지 남기면 판단의 차이가 보인다. 같은 답을 찾기보다 서로 다른 선택을 이해할 수 있는 기록을 만들어보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