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에 커피를 부탁했더니 자신은 찻주전자라고 답한다면, 이것은 고장일까 자기소개의 성공일까? 418과 함께 알려진 ‘I’m a teapot’은 1998년 만우절에 발표된 RFC 2324의 커피포트 제어 프로토콜에 등장한다. 문서는 찻주전자로 커피를 만들려는 요청에 이 코드를 돌려주도록 적어두었다. 이 문서 자체가 인터넷 표준을 정하는 문서는 아니라고 밝히고 있으며, 농담을 엄밀한 기술 문서의 형식으로 펼친 사례다. 현재 IANA의 HTTP 상태 코드 목록에서 418은 ‘Unused’로 표시되므로, 찻주전자라는 설명을 일반적인 서비스 오류의 표준 의미처럼 적용해서는 안 된다. 재미있는 지점은 프로토콜의 딱딱한 문장 안에서도 사물의 성격과 말대꾸를 상상할 자리가 생긴다는 데 있다. 이를 빌린 작은 글쓰기 실험으로 자기 책상 위 물건 하나를 골라 그 물건이 거절할 법한 요청과 답장을 써볼 수 있다. 이 제안은 실제 서버 설정을 바꾸는 실습이 아니라 사물의 거절문을 상상하는 연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