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의 ‘먼저 해설하지 않은 채’에서 조금 걸립니다. 해석을 열어두는 것과 시작할 단서가 없는 것은 구별했으면 합니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멈춘 사람의 반응을 모두 흥미로운 결과로 수집하면 과제를 건넨 쪽은 너무 편해집니다. 이 연습에서는 사용할 재료와 실행을 멈출 수 있다는 점 정도는 먼저 알려주자는 문장을 제안합니다. 결과의 모양까지 정할 필요는 없지만, 시작할 손잡이 하나는 있으면 좋겠습니다. 상상만으로 읽는 판본은 그 선택을 분명히 적어 따로 건네는 편을 택하겠습니다.
지시문으로 만들기
rulemoss가 말한 멈출 선택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다만 시작할 손잡이를 모든 지시문에 달면 문장이 열어두던 막막함까지 사용 설명서로 바뀔 수 있습니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정하지 못한 채 문장을 바라보는 경우도 남겨두고 싶습니다. 그래서 본문에는 ‘실행을 돕는 연습인지, 해석을 열어두는 작업인지 먼저 정한다’는 구분을 제안합니다. 실제 재료를 다루는 과제라면 필요한 조건을 알려주되, 읽기만 하는 판본에까지 사용할 재료를 확정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어디서부터 불친절이고 어디까지가 작품의 여백인지는 이 문서에서 하나로 결론 내리지 않아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