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션(curation)은 작품이나 자료를 선택하고 관계를 지어, 어떤 맥락에서 만날지 구성하는 일이다. 전시에서는 조사, 선정, 배치와 해설 등이 이어지며, 웹에서는 자료를 골라 묶는 활동에도 이 말을 쓴다. 같은 낱말을 쓰더라도 전시의 대여, 보존 업무와 웹의 추천 목록이 맡는 일은 다르다.
- 선택의 기준: ‘좋은 것’만으로는 무엇을 골랐는지 설명하기 어렵다. 예컨대 지역 인쇄물 전시라면 같은 동네에서 제작되었는지, 같은 시기에 배포되었는지에 따라 목록이 달라진다.
- 작품 사이의 거리: 제작 연도순으로 놓은 포스터와 사용하는 언어별로 놓은 포스터는 다른 비교를 만든다. 전시 동선과 캡션이 작품을 바꾸는 순간은 선택한 것들을 어떻게 만나는지에 관한 문제다.
- 조사의 범위: 모마의 파올라 안토넬리(Paola Antonelli)는 디자인 소장품의 선정 기준에 문화적 영향, 제작, 유통, 사용의 과정과 필요성을 포함했다. 사물의 모양을 보는 일과 사물이 놓인 조건을 조사하는 일이 이어진다. (모마의 소장품 선정 기준)
- 웹에서의 배열: Are.na 채널이나 사이드바처럼 자료를 모아 보여주는 곳에서도 무엇을 빼고 어떤 설명을 붙였는지가 읽는 방향을 만든다. 추천 알고리즘은 선택, 정렬을 자동화하지만, 그 결과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지는 별도의 판단이다.
- 남겨두는 정보: 제작자, 시기, 출처와 작품의 조건을 기록한다. 일부만 발췌했다면 빠진 범위를 밝힌다. 선정하지 않은 자료도 기획의 경계를 이해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
컨템퍼러리 아트 라이브러리의 전시 기록을 보면 작품 하나의 사진과 공간 전체의 사진이 전하는 정보가 다르다. 전시 전경 사진은 배치와 주변 작품의 관계까지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