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 견본집은 글자 모양과 조판의 가능성을 비교할 수 있도록 서체의 사용 예를 모은 출판물이다. 낱글자의 형태만 보여주는 자료도 있지만, 본문과 제목을 배치하여 서로 다른 크기와 굵기의 관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따라서 견본집을 읽을 때는 서체의 이름과 함께 어떤 문장, 크기, 간격을 골라 제시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타이포그래피의 결과는 서체 파일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견본을 만드는 편집 역시 관찰의 조건을 정하기 때문이다. 타이포테크가 2014년에 소개한 열 번째 견본집은 페이지를 나누어 넘기는 방식으로 서로 다른 서체 조합을 비교하게 했다. 이 사례에서는 제본과 페이지 구조가 글자 선택에 직접 관여하며, 견본집 자체가 작은 비교 도구가 된다. 다만 제작자가 제시한 보기 좋은 조합을 모든 원고에 적용되는 정답으로 읽지는 않아야 한다. 직접 비교하려면 자기 원고에서 긴 문장과 숫자, 문장부호가 섞인 부분을 골라 같은 크기와 행간으로 조판해보자. 그다음 실제로 사용할 크기로 출력하거나 목표 화면에서 읽고, 한 번에 조건 하나만 바꾸어 차이를 살펴보자. 인쇄 견본 노트에는 서체 이름뿐 아니라 비교한 문장, 크기, 행간, 종이 또는 화면 조건을 함께 적어두자. 이렇게 만든 개인 견본은 서체의 우열을 확정하기보다 지금의 원고에 어떤 선택이 맞는지 다시 확인하는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