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사물에 대한 인상을 준다. 반대로 사물이 글에 대한 인상을 줄 수도 있다. —폴 엘리먼, 내 타이포그래피(My Typographies)
타이포그래피는 좁게는 문자와 기호, 넓게는 공간을 포함한 형태와 구조를 통해 말을 세상에 드러내는, 어쩌면 검은색, 즉 형태보다 흰색, 즉 공간을 다루는 기술이다. iA는 2006년 글에서 웹 디자인의 95퍼센트가 타이포그래피라는 표현으로 글을 조직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늘의 웹 전체를 측정한 통계라기보다 글을 조직하는 일에 무게를 둔 표현이다. 타이포그래피는 문자와 기호를 다루는 마이크로 타이포그래피와 그 결과물을 재료로 삼는 매크로 타이포그래피,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읽을거리
- iA, Web Design is 95% Typography(2006)
- 에밀 루더, 타이포그래피, 안진수, 안그라픽스, 2023년.
- 로빈 킨로스, 왼끝 맞춘 글, 최성민, 워크룸 프레스, 2018년.
- 박활성, 이용제, 심우진 등, 마이크로 타이포그래피: 문장부호와 숫자, 워크룸 프레스, 2015년.
- 요스트 호훌리, 마이크로 타이포그래피, 김형진, 워크룸 프레스, 2015년.
읽는 조건
타이포그래피 기본 규칙은 본문과 문단, 부호와 출력 결과를 살필 출발점이다. 형식이 의미에 어떻게 참여하는지는 타이포그래피는 투명해야 하는가에서 다른 관점과 함께 읽을 수 있다.
같은 문단도 폭이 달라지면 줄이 끊기는 위치와 다음 줄을 찾는 동작이 달라진다. 글자 배치의 비교 조건에는 글자체와 크기, 행 길이와 간격이 포함된다. 한꺼번에 바꾸는 조건이 많으면 무엇이 차이를 만들었는지 구분하기 어렵다.
판형을 바꾼 종이 모형은 화면 확대 비율 때문에 놓친 크기의 차이를 드러낼 수 있다. 예컨대 작은 책의 시안을 화면에 꽉 차게 띄우면 글자도 함께 커지지만, 실제 크기로 출력한 책에서는 그 확대가 사라진다. 화면과 종이는 읽는 거리와 넘기는 방식도 다르다. 다음 줄을 찾는 순간을 비교할 때는 무엇을 얼마나 줄였는지도 조건이 된다.
“잠시 기다려주세요”를 화면 한가운데 크게 놓는 경우와 구석에 작게 놓는 경우를 떠올려보자. 같은 말이라도 다른 정보와 맺는 시각적 위계는 달라진다. 문장을 고치지 않고 생기는 시각적 억양이다.